[社說] 김정은, 카게무샤, 디스코 댄스대회, 고스톱판 (2026년 11월 6일)

일본국(日本国)은 동아시아에 위치한 입헌군주제 국가이며,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 이래로 아시아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아왔다. 일본은 주요 경제대국이자 G7 회원국으로 경제 분야에서 선진국일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국제사회를 선도하고 있다. 일본의 힘과 저력을 볼 수 있는 분야는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문화와 예술의 분야에서도 많은 독보적인 성취를 보여왔다.

일본 영화도 그 대표적인 사례다. «우게쓰 이야기»(1953)의 미조구치 겐지 감독이 우선 눈에 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도 있다. 일본 영화계의 거장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아시아와 일본 영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과 연출 방식은 서구의 영화감독들, 특히 할리우드 영화감독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연출한 영화 《카게무샤》(Kagemusha, 1980)를 언급한다. 그 영화는 1980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공동 수상작이다. 카게무샤(影武者, かげむしゃ)는 일종의 가짜 주군(主君), 주군의 대역(代役), 곧 그림자 무사를 뜻한다. 중세 일본에서 다이묘(大名) 등의 신변을 보호하고 암살자를 혼란시키기 위해 앞세운 가짜 주군을 가리킨다.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은 일본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武將)이었다. 그의 말년에 그의 카게무샤가 있었다는 발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카게무샤라고 한다. 다케다 신겐의 동생 노부카도가 처형장에서 신겐과 닮은 도둑을 발견하고 데려와 신겐에게 카게무샤로 추천한다.

원래는 단순한 카게무샤에 불과했던 그 도둑은 점점 다케다 신겐이라는 인물의 역할과 다케다 가문에 감정이입(感情移入)을 하게 된다. 카게무샤에 불과한 그가 그토록 깊이 감정이입한 나머지, 결국 다케다군이 나가시노 전투에서 참패하는 모습을 목격한 그는 분노와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전장으로 뛰어든다. 총격을 받은 그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다케다군의 깃발을 향해 다가가지만, 끝내 강물 속에서 최후를 맞는다. 그쯤 되면 그가 단순한 카게무샤였는지, 아니면 그가 스스로 심리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다케다 신겐이 실제로 되어버린 것인지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기게 된다. 그는 진짜 다케다 신겐으로 빙의(憑依)했던 것인가?

김정은과 그의 카게무샤에 대해서도 많은 풍문(風聞)이 있다. 김정은을 둘러싼 사망설(死亡說)과 대역설(代役說)이 제기된다. 대역설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던 것이고, 여러 종류의 사망설 가운데 결정적인 사망설은 비교적 최근에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은 어디에 있는가? 살아있는가, 죽었는가? 직관과 풍문대로 그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났는가? 떠났다면 어디로 갔는가? 뜨거운 불이 기다리는 곳으로 갔는가?

최근에 돌아다니는 그의 카게무샤로 보이는 인물에게서는 연쇄살인범으로서의 김정은 특유의 살기(殺氣)가 보이지 않고 숙청의 피비린내가 묻어나지 않는다. 우리의 통찰의 핵심은 이렇다. 다케다 신겐의 카게무샤가 점차 진짜에 동화되어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과 대조적으로, 현재 거론되는 김정은의 카게무샤에게서는 진짜의 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한 종류의 살기는 외형적인 성형수술 등으로는 결코 흉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한 독재자의 본질(本質)과 심연(深淵)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에 한낱 카게무샤로서는 따라할 수가 없는 아우라(Aura)이다. 그러한 살벌(殺伐)한 분위기는 오로지 김정은 원본(原本)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복제가 불가능하다. 흉내낼 수 없는 분위기이다.

한국말에는 그믐이라는 단어가 있다. 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을 그믐이라고 한다. 그믐이라는 말에는 칠흑같이 어두운 그믐밤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담겨 있다. 달빛마저 사그라지는 칠흑같은 그믐이다. 그믐달이라는 낱말도 있다. 그것은 그믐 전 며칠 동안 보이는 달을 말하는데, 새벽부터 해가 뜨기 직전까지 동쪽 하늘에 희미하게 걸려있다고 한다. 만약 북한의 그 독재자가 살아있다면 이번 달 그믐달이 뜨는 첫 번째 밤 새벽 2시, 군사분계선상 구역의 판문점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공동묘지에서 벌어질 디스코(Disco) 댄스대회에 초대하고자 한다. 어느 공동묘지 위의 부엉이가 슬피 우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누가 디스코 왕(王)인지 가려보자. 단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밤무대가 될 것이다.

만약에 그가 오고 싶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우리의 초대에 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기꺼이 이해해 줄 것이다. 그가 디스코 댄스대회에는 오지 못하지만, 지하(地下)에서는 고스톱(Go-Stop)판이 벌어질 것이다. 김정은과 장성택, 고사포에 맞아 죽은 자와 굶주린 개에 물려 죽은 자, 도합 네 명이 참석해 고스톱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겠다. 그중 한 명은 이미 광(光)을 팔고 구경꾼으로 물러앉았으며, 나머지 세 명이 고스톱을 치며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어 판돈을 싹쓸이할 것인가?

그 초자연적(超自然的, 수퍼내추럴, Supernatural)인 고스톱판에는 틀림없이 흥미진진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娛樂) 요소가 가득할 것이다.

[出處(출처)] [Editorial] Kim Jong Un, Kagemusha, a Disco Dance Competition, and a Go-Stop Gambling Session (Nov. 5, 2026) (The American Newspaper).

[관련 링크] 영화 《카게무샤》(Kagemusha, 1980)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코리아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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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6년 11월 6일 (금) 오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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